설명되지 않는 무언가는 불안하기 마련이다. 사회로부터 발현된 억압 속에서 현대인들은 통제, 감각의 부정 등으로 결여된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억압을 탈피하고 주체를 되찾으려는 시도는 곧 수면 위를 걸어가려는 의지이자 시도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은 각각 물 위를 걷는 방법을 제시한다.
​  < 물을 한입 가득 삼킨다 > 이채은은 각박한 세상속에서 각박한 기준을 통해 타인을 바라보는 ‘타자화’의 시각을 비 판한다. 인종, 국적, 경제, 문화, 외모, 성향에 따라 갖가지 불평등의 조건은 억압과 차별, 통제로 작용한다. 불평등 조건이 만연한 현재 사회속에서도 꽃은 피고 사람들은 살아간다. 고급하거나 저급하지도 않은 가장 인간다운 몸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문명적인 ‘타자화’의 시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고, 개체가 모여 집단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사회속에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탐색해본다. alice2335@naver.com / @chaenio.o_art_
  < 몸에 힘을 빼 물 위에 떠 본다 > 조소영의 작업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통제’와 ‘통제하지 않음’이다. 신체 언어 는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 범람하는 이미지들과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현대인들은 정체성을 잃 고, 외부의 기준에 맞추어 스스로를 검열하고 통제한다. 이러한 사회 배경에서 보여지는 통제되지 않은 몸은 언뜻 보면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주체성을 갖는다. 통제된 몸은 언뜻 주체적으로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규율에 묶여 수동성을 수행한다. 작가는 이러한 주체성과 신체 언어에 대한 미묘한 관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soyeong.joe@gmail.com / @so.corolle
  < 물을 얼려 그 위로 걷는다 > 김현경은 인간에게 여러 방식으로 길들여지고 길들여진 방식대로 살아야 살 수 있는 전시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길들인다는 것은 서로 알아간다는 것. 그리고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길들인다는 것을 소유 또는 상대를 제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본 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그들을 이해하려 한다. 그러는 사이에 상대방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마음은 사라진 다. 김현경은 주변 길들여지는 대상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넣어 그려나간다. 여러 감정이 오가며 겹겹이 쌓여가는 붓질의 흔적들을 보며 ‘서로에게 길든다.’라는 의미에 대해 곱씹어본다.orange_shine@hotmail.com / @hyunkyung_art
​  < 물 위를 유유히 걸어간다 > 이아현은 진실이라 생각되어지는 것을 실제로 구현하여 눈앞에 가져오는 행위를 탐 구한다. 디지털의 시공간안에서 존재했던 오브제를 현실로 끌어 옴으로써 가상의 존재가 부정되고 관찰되는 대상으로 탈바꿈한다.  의도적인 혼란을 야기시킴으로써 관찰자가 기록한 무언가를 통해 왜곡된 기억의 진실됨과 아님 을 증명한다. 우리는 부정확한 자신의 기억이, 역사가,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나의 확신만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ypd04336@naver.com / @nanmelona
​  < 튜브를 타고 건너간다 > 정소희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물의 겉면인 ‘수면’ 으로 보고, 불안과 결핍 등의 감정 을 수면 아래 무의식에 잠재된 것으로 보았다. 억압의 상황이 수면을 흔들때면 수면 아래 잠재되었던 감정들 이 요 동치며 물 위로 둥둥 떠오른다. 이때 정소희는 ‘튜브(Tube)’라는 장치를 통해 하나의 몸을 물 위아래에 공존 시키면 서 의식과 무의식을 왔다 갔다 하며 욕망과 통제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 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느끼는 결 핍과 욕망의 대상 중 하나인 ‘음식’을 다루고 있다. 그는 유년시절 건강상의 이유로 음식에 대한 제제를 받음으로써 음식에 대한 결핍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경험으로 눈앞에 놓인 음식은 그림의 떡이 되었고 음식의 기능을 상실한 오브제에 불가하 게 되었다. 음식에 대한 개인적 결핍 경험을 토대로 '결핍과 욕망'에 대한 대상을 탐구 해 나간 다.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이라는 ‘욕망’이란 감정을 오브제와 상황에 투영하여 그려 나간다. 튜브를 꼭 끌어안고 다리로 물을 휘젓는 움직임은 ‘그리는 행위’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인 수면에 그 결핍대 상을 가두어 영원히 소유하고자 하는 작가의 욕망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my3one@naver.com / @soheejeong_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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